1. 2005년 IT 투자 동향 일반

올해 국내 IT시장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12조9천8백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2002년 이후 국내 경기의 지속적 하락 여파와 불확실성 증대, IT과열 수요 진정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기업들의 시스템 교체 수요가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위축된 투자 심리를 전환시킬 새로운 이슈가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올해 국내 IT시장은 기업 시장이 7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조는 전체 시장 대비 25.6%를 점유,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건설업종은 3.2% 이며, 유통업종은 5.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특징 중 하나는 2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가지는 대기업ㆍ중견기업에서 자사 SI관계사 중심으로 형성된 소위 캡티브(Captive) 마켓이 전체 대기업ㆍ중견기업 시장의 51.6%인 4조2천억원 규모를 형성해 여전히 견고함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캡티브 마켓을 제외한 대외(오픈)시장은 3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절반이 은행권 시장으로 분류된다. 또한 캡티브 마켓중에 삼성, LG, SK 등 빅 3 관계사 IT시장은 전체 시장의 27.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종이 80.4%, 건설업종 75.1%, 유통업종 61.8%가 캡티브 시장으로 구분된다.

한편 주요 인프라 및 솔루션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Y2K 이후 최근 5년간 하드웨어/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재개되는 것으로 조사돼 올 한해도 시스템 투자가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RG가 150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DBMS는 Oracle, WAS는 IBM과 오라클 제품을 도입한 레퍼런스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보안 SW는 바이러스 백신, 방화벽, VPN, 스팸방지 등의 순으로 도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요 솔루션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금융권의 경우 콜센터, 그룹웨어, CRM, BRS 등의 도입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대 고객업무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솔루션 도입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종에선 그룹웨어와 ERP 도입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CRM과 SCM 도입률은 각각 18%, 17%에 달했다.

2. 제조/건설/유통 업종의 솔루션 도입 현황

제조/건설/유통 업종의 주요 솔루션 도입현황을 보면 그룹웨어와 ERP가 각각 62%, 59%로 높은 도입률을 보이면서 많은 확산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ERP에 이어 솔루션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CRM과 SCM의 도입률은 각각 18%, 17%에 그쳐 아쉬움을 보였다.

ERP의 경우 도입기업들의 기존 ERP의 활용도 제고와 개선 작업이 꾸준한 수요 창출하고 있으며, 중소 기업들의 ERP 도입 또한 활성화되고 있어 높은 도입률은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타 분야에 비해 중소기업 시장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솔루션이라는 점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005년에는 글로벌 벤더들의 중소기업 공략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CM 솔루션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도입에 대한 확신과 이해 부족으로 시장 성장은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SCP쪽 보다는 물류관리, 창고관리, 배송관리 등과 같은 SCE 도입이 보다 활성화되어 있으며, SCP에서 i2, SCE에서 EXE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SAP, Oracle 등 통합 벤더들도 최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일차적으로 SCE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과 같은 선도 제조업체들과 대형 유통업체들의 성공사례가 검증되면서, 점차 여타 기업들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RM의 솔루션의 경우 2002년 하반기부터 시장 급랭했다. 이는 대형 CRM 프로젝트가 급속하게 감소했으며 이와 함께 경기 침체와 선행 CRM 프로젝트의 실패사례, 효과 미흡 등으로 CRM 투자가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CRM 개념의 거품을 제거하고 실용적 차원에서 재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대형 패키지 애플리케이션보다는 각사 실정에 맞는 개발형 프로젝트로의 전환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CRM에 대한 관심과 고객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벤더들의 가치 재정립과 명확한 ROI 제시가 필요하다.

그림 1 제조/건설/유통 업종 주요 솔루션 도입 현황

3. 제조/건설/유통 업종의 솔루션 도입 계획

2005년과 이후 도입계획을 가지고 있는 솔루션으로는 높은 성숙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RP와 그룹웨어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SCM, CRM은 2005년 보다는 2006년 이후에 도입하겠다는 기업이 많았으며, 기업들의 인식(필요성, 니즈, 가치)과 도입 의지는 높아졌으나, 이러한 대기수요를 실질 수요로 구체화할 모멘텀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후화된 그룹웨어 재구축도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구축으로는 가장 높은 비중인 3.9%로 나타나 솔루션 중에서 가장 활발한 재구축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림 2 제조/건설/유통업종 주요 솔루션 도입 계획

제조업종 전체로 보면, 2004년과 2005년 투자 트렌드에서 급격한 변화는 없으며, 대체로 ERP, SCM 등이 지속적으로 중요한 투자 이슈로 나타나고 있다. ERP는 높은 성숙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종 근간이 되는 솔루션인 만큼 여전히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 집중되고 있다. SCM도 대규모 통합 프로젝트는 적지만, 물류/창고관리/배송관리 등 실행 관련 분야들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건설업종의 경우 2005년 하드웨어 인프라에 대한 투자 비중 줄고, ERP, 그룹웨어 등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계획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며, 유통업종은 CRM 부문에 대한 투자 계획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4. 제조/건설/유통 업종의 투자 전망과 주요 이슈

2005년 제조 및 건설 업종 IT투자는 2004년과 유사한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은 전통산업임과 동시에 고 부가가치 산업이 포함되어 있어 IT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성장요인으로는 우선 전자분야를 비롯한 수출기업 중심의 수익성 개선으로 IT 투자 회복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그 동안 미뤄져 왔던 노후화된 기간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수요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경영체제를 뒷받침할 IT 통합작업이 본격화돼 해외법인 ERP 구축 및 연계, 글로벌 SCM 구축 등의 수요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선도기업들 중심으로 BPM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 도입이 활성화될 전망이며, 3D CAD, 자동조립로봇, 디지털 도면 등 제품 개발 및 생산 자동화를 위한 IT 활용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 동안 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해 성장해 온 중소기업 시장도 ERP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주요 IT이슈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첫번째 이슈는 기 구축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제조업종은 타 분야보다 이미 IT투자 및 시스템 구축이 활발해 시기상 노후화된 시스템에 대한 교체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대기업 중심으로는 고도화 수요가 활발할 전망이며, ERP 활용이 안정화되면서 초기구축서 제외된 다른 기능을 추가로 도입하거나 개발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 기업 내외 타 시스템과의 연계 및 통합프로젝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두번째 이슈는 BPM을 중심으로 한 신규 분야 IT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프로세스 효율화 측면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BPM 전략 및 솔루션 도입이 예상된다. 이외 역동적인 기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6시그마, EDW, EP, CRM 등에 대한 신규도입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번째 이슈는 SMB 시장을 중심으로 한 ERP 도입 및 구축이 2005년에도 붐을 이룰 것이란 예측이다. 중소기업 ERP 도입률은 30%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SAP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ERP 벤더와 중소형 ERP 벤더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유통 업종은 특히 할인점이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을 추월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유통업종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IT를 통한 차별화 전략에 유통업종들이 적극 나섬으로써 유통업 IT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 하강과 소비 지체에 직면해 ROI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ROI로 인해 투자가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성과가 보다 빨리 나타나는 분야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가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