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 CIO 역할, ERP 이후CIO가 배운것....




많은 CIO들은 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정보시스템과 그것들을 둘러싼 환경을 새롭게 보는 눈을 가진다. 아마도 ERP 시스템은 CIO들이 그 이전에 경험한 어떤 시스템보다 덩치가 크고, 현업과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스템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ERP 시스템이 이제 전업종에 걸쳐 자리잡고 있다. CIO들 역시 아주 큰 한 고비를 넘었다.

ERP 시스템 구축 작업을 최근 6개월안에 마무리하고, ERP 시스템 고도화에 애쓰고 있는 몇 몇 CIO들은 처음에 그들이 그렸던 ERP 시스템과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난 ERP 시스템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데, 당혹해하고 있다. 하지만, CIO들은 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그들이 앞으로 알아야 것의 대부분을 배웠다고 전한다.

1. 현업의 업무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ERP 시스템 가동이 현업에게는 어떤 의미를 주고 있을까?

모화학의 현업은 ERP 시스템 가동 이후 업무로드가 오히려 늘어났다고 투덜거리고 있다. ERP 시스템 가동이후 여러 가지 업무들을 데이터로 구체화해 입력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령, ERP 시스템이 가동하기 전, 모화학의 현업에게 판매계획이란 말 그대로 계획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ERP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현재, 판매계획은 단순히 판매계획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판매계획은 ERP 시스템을 통하여 생산, 재고관리 등 다른 업무와 연결고리를 갖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현업에게 판매계획이란 더 이상 단지 계획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업의 불편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존의 리거시 시스템은 현업의 입맞대로 언제라도 현업이 원하는 것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ERP 시스템은 기존의 리거지 시스템이 주던 것들 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업에게 데이터 입력 등 ERP 시스템 운영 조건을 충족시키라고 요구만 하면 되겠는가? ERP를 통해 CIO로서 현업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ERP가 가져올 효과를 기업의 최적화라는 측면에서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현업이 그들의 업무에서 받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CIO는 전한다. ERP 시스템 오픈이후 ERP 시스템이 기업의 최적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정작 시스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업무 로드쯤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현업에게 ERP 시스템이 회사의 이익과 관계 있음을 설득하는 한 편, 이전에 표준화된 문서만을 현업에게 쓰도록 한데서 한발 물러나 각종 보고서들을 현업의 입맞대로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어떤 정보시스템이든 그것은 회사전체의 최적화라는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편함이 사용자들에게 주는 이익보다 크다면, 아니 사용자들이 그 이익을 느낄 수 없다면 CIO는 경영자인 측면에서 정보시스템을 고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 정보시스템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2. End User 컴퓨팅 환경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ERP의 기본 사상은 정보를 최초로 접한 사람이 그 정보를 정보시스템에 최초로 입력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자신이 직접 정보시스템에서 꺼내 사용하도록 한다. 이것은 곧 ERP가 End User 컴퓨팅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강상원 위드인포텍 사장은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ERP를 진행하면서 ERP를 기반으로 확장되어 구축될 다른 솔루션들 역시 그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ERP 시스템 오픈이후 그는 End User 컴퓨팅 환경에 도달하기까지 여러운 과정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고 있다.

“CIO는 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IT 전략을 새롭게 수립함에 있어 IT 솔루션뿐만 아니라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e트랜스포메이션을 지향하고 있으며, e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여부는 End User에게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상원사장은 전한다.

위드인포텍은 ERP 시스템 오픈이후 사용자 수 확대와 ERP 시스템 사용수준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상원 사장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6시그마이다. e트랜스포메이션을 담을 만한 내부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답이 6시그마가 아닐까 고심하고 있다. 또한, End User 컴퓨팅 환경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자기 업무와 관련된 문화에 대한 개선 활동이 필요한데, 6시그마가 그러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End Uesr 컴퓨팅 환경으로 가는 방법 중에 좋은 방법 한가지는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인사부문과 함께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인사부문은 사람과 문화에 대해 CIO 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3. 가능한 빅뱅방식으로 한다.

벌써 몇 년째 ERP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이른바 단계별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째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ERP 프로젝트는 미래의 사용자들에게는 먼나라 얘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 이 회사의 CIO는 “ERP 프로젝트는 가능한한 빅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간에 전사적인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계별 구축론은 미래의 사용자들에게 ERP 프로젝트가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외에도 ERP 프로젝트가 전사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CIO와 IT 부서의 것이 될 우려가 많다는 점이 더욱 염려스럽다.”라고 전한다. 하지만, 만도와 같은 회사는 단계별 구축 방법론이 그들이 ERP를 성공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포스코가 빅뱅방식의 ERP 시스템 도입을 성공요인으로 꼽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만도가 ERP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은 단계별 구축이 빅뱅방식에 비해 우월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만도가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했을 때, 만도의 상황은 그리 풍족한 편이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법은 사업장별로 단계적으로 ERP 시스템을 구축하해 비용과 인력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경험을 쌓은 인력들을 다음단계에서 재활용함으로써 다시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단계별 구축 방법론에 대해 한 CIO는 “이 방법은 해외 사업장 및 지사들에 대한 ERP 구축이나 국내 사업장이 명확히 구분되는 제조업종에서나 가능한 ERP 구축 방법이다.”라고 전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러한 회사들이 아닌 경우에는 고객부터 최고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정보시스템을 통해 바로 접촉할 수 있는 그러니까 IT가 보다 전략적으로 활용되는 기업에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뜻이다.

ERP와 마찬가지로 전사를 아우르는 규모의 프로젝트는 더 있을 수 있다. 그러한 프로젝트를 다시 만났을 때, CIO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항목이다.

“빅뱅방식이 단계별 구축 방식에 비해 우월하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할 경우 단계별 구축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이 때도 그것이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있다.”고 한 CIO는 전한다.

4. 정보는 통합되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김종현 제일제당 CIO는 가끔 “ERP 시스템만 구축하고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들 보면 참 용하다.’라는 농담을 던진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지는 그의 말 속에 숨은 뜻은 ERP만으로 가능한 것은 사실 트랜젝션 데이터들에 대한 일관된 처리 일뿐 실제로 회사의 경영성과를 뛰어나게 높여주거나 현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뛰어나게 개선시키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제일제당의 통합 IT 인프라인 DNS는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ERP를 비롯해서 SCM, CRM, KM, SEM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제일제당은 DW를 DNS 프로젝트 최고의 성과물로 꼽고 있다. 회사 안팎의 모든 정보가 DW에 통합되어 현업이든 경영진이든 회사의 정보를 편안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일제당 CIO는 “정보는 통합되어있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제일제당의 DW는 그러한 정보통합을 가능케해 주었다.”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제일제당은 데이터 상에서 회사 내부에서의 강력한 협업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협업의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제일제당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생산부문이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것은 생산부문의 일정에 맞춰 구매부문의 구매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덩달아 재고관리가 수월해졌음은 물론이다.

5. ERP 기반의 새로운 IT 전략 수립과 IT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

SK㈜는 새 CIO가 부임하면서 SK㈜의 IT 조직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인사, 전략기획, 재무 등 각각의 부문에 흩어져있던 IT 조직이 하나로 모인 것이다. 하지만, SK㈜는 이미 정보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ERP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현재 ERP 시스템은 별탈없이 가동중이다.

“SK㈜는 ERP 시스템이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ERP 시스템을 지원키위한 세부적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 ERP 시스템이 프로세스 차원의 혁신을 뜻하는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시스템 혁신이 곧 프로세스, 문화의 혁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SK㈜ CIO는 전한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시스템은 새로운 전략, 새로운 조직은 서로가 맞물려서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리고, CIO들은 ERP를 확장하는데 있어 그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6. 큰 그림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

ERP 시스템이 획기적인 것만은 사실이나, ERP 시스템은 회사 내부의 트랜젝션과 관련된 정보들을 통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재무 및 회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부분은 CIO에게 ERP 시스템이 회사내부에서 고도화되면 될수록 고민이 되고 있다. 한 CIO는 IT 아키텍처를 수립하면서 ERP, CRM, BSC, DW 등 갖가지 솔루션을 머리에 그려넣고 고민했다. 하지만, 그 그림들을 전부 CEO 및 다른 중역들에게 설명하자니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 솔루션들의 가격과 구축기간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 CIO는 꽤 오랜시간 동안을 망설이다가 ERP 프로젝트 추진 계획만을 가지고 CEO에게 갔다. 그리고, ERP 시스템이 오픈한 지금 그 CIO는 후회하고 있다.

“예산과 인력문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ERP, SCM, CRM, DW, BSC 등의 그림을 전부 보여줄 수 없었다. 그것은 꼭 필요한 ERP의 구축까지 어렵게 할 것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ERP 시스템만으로는 기업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간다는 것외에 전략적 측면에서의 성과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그 CIO는 전한다. 하지만, ERP 시스템 오픈한 이후, 그가 CEO에게 가서 ‘SCM, CRM 등의 솔루션을 도입해야 전략적 측면에서 정보시스템의 효과를 맛볼 수 있다.’라고 한다면 어떨까? 아마, CEO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전에는 ERP만 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이에 대해 강상원 위드인포텍 CEO는 “단순히 눈앞에 닥친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ERP 시스템을 정보시스템의 최고봉인양 회사에 이해시키지 말아야 한다. 회사의 정보시스템이 가야할 그림을 전체적으로 그리고 먼저 이를 이해시킨다음 ERP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RP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는 e트랜스포메이션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한다.

7. 프로세스 혁신을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ERP 시스템은 BPR을 진행하기 위한 한 가지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IT 역시 BPR를 진행하기 위한 한 부분을 맡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IT 부서가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주체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업부서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SK텔레콤 CIO는 전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ERP란 궁극적으로 IT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추진력을 필요로 한다. 이 추진력을 담보하는 부서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프로젝트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SCM이나 CRM 역시 IT 부서나 현업부서 혹은 테스크포스팀이 관장하고 지속적인 추진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혹은 오픈이후 몇 몇 CIO들이 PI나 혁신이란 이름을 넣어 조직의 위상을 새롭게 하거나, 변화관리를 위한 새로운 팀이 회사에 만들어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8. 사전에 솔루션을 정확히 이해한다.

“나는 ERP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렇게 많은 학습과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ERP 시스템을정확히 몰랐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회사들은 이전에 이와 비슷한 것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이것은 CIO나 IT 부서, 현업이 다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공부하지만, 머리속으로 그리는 것과 실제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ERP 솔루션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컨설턴트들에게 요구할 것은 무엇인지, 현업의 각 업무마다 ERP의 범위밖에 있는 업무는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ERP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추진하는 회사라면, 내부 인력만으로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하지 말고, 현업인력을 ERP 경험자로 스카우트해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