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ERP 보급사업 중단

 작년 유료화이후 중기판매 크게 줄어
'SMERP' 솔루션 유지보수 서비스는 지속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ㆍ중견기업(SMB)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시장에서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자체 개발한 ERP솔루션인 SMERP'를 지난 2001년부터 2년 동안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에 무료로 보급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유료 판매로 전환하면서 다른 ERP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8일 유료 전환 이후 가동해 오던 영업 채널과의 계약기간이 지난달 중순 만료됐으나,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SMERP 신규 보급사업을 중단키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규 보급 중단 방침은 지난 5월부터 조직 상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시판은 하지 않되 SMERP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편의를 위해 유지보수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SMERP 사업을 주관해 오던 SMERP 경영지원센터에 대한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SMERP 유료화 이전까지 대략 4000여 개 기업에 SMERP를 보급했으나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20% 가량에 불과하고, 유료화 이후에는 사실상 판매실적이 미비한 점을 들어 유지보수 서비스 대상업체가 최대 500여 곳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대해서는 경영지원센터를 통해 세제 개선에 따른 관련 패치 업그레이드, 일부 기능 개선 작업 등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대한상의의 이번 ERP 시장 철수결정은 지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정보화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격이 비슷한 기능을 구현하는 다른 제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도 유료화 이후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중소기업의 정보화 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게 상의측 해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ERP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SMERP의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다른 ERP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시장의 문을 여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적어도 중소기업들이 ERP시스템을 경험해보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SMERP 지원사업이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