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만 예시…대상 솔루션범위 모호

1일 발표된 재정경제부의 세제개편안에 중소기업이 응용소프트웨어임대(ASP) 방식을 통해 정보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세금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됐으나 실제 ASP 방식으로 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비용 측면에서의 혜택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소기업의 정보화를 적극 지원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공제대상이 되는 ASP 솔루션의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앞으로 시행령 개정을 지켜봐야 한다.

세제개편안은 중소기업이 ASP 이용비용 가운데 7%를 소득세ㆍ법인세에서 공제해줄 예정이며,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을 도입한 기업에 대해 회계 투명성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분에 대해 첫해는 100%, 다음해 50%를 각각 감면하고, 명백한 탈루 혐의가 없는 한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관심의 초점은 세금감면의 대상이 되는 ASP 솔루션의 범위.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ERPㆍ공급망관리(SCM)ㆍ전자상거래설비(EC)ㆍ고객관계관리(CRM) 등 생산성 향상시설의 경우 투자세액의 7%를 공제하고 있으며, 이는 인하우스 방식으로 수요기업이 직접 구축하는 경우만 해당된다.

세제개편안에는 감면대상의 예시로 ASP를 통한 ERP 이용을 적시하고 있는데 소기업용 솔루션의 경우 ERP를 비롯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된 복합적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시행령 마련 때 세부적인 시행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제개편의 취지는 중소 제조업체의 회계 투명성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10인 이하 영세업자에 대한 솔루션 범위는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세제 혜택을 받는 솔루션의 범위는)재경부와 추가 협의를 통해 시행령에서 보완해야 할 문제"라면서 "가령 미용실이나 안경점 관리솔루션이라면 ERP로 보기엔 다소 가볍지만 어쨌든 매출관리 개념이 포함되고 CRMㆍEC의 개념이 들어있어 이 범위에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룹웨어 등 법규에 명시되지 않은 특정 단품 솔루션은 제외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ASP 서비스 이용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혜택도 기대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ASP로 ERP를 도입한다고 해서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준 과세연도(ERP 도입연도 또는 그 다음 과세연도)의 수입금액이 직전 과세연도의 수입금액보다 130% 이상 늘어나는 경우에 한해 세액이 공제되고 △자산규모 70억원, 매출액 50억원 이하 △제조업ㆍ광업ㆍ건설업ㆍ운수업은 50명 미만, 기타는 10명 미만 △ 1년 이상 계속사업자로서 복식부기 기장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중소기업으로 대상이 제한되어 있다. 이처럼 범위를 좁힌 것은 재경부가 세수 감소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ASP 업체 대표는 "더 높은 공제비율을 기대했지만 어쨌거나 환영할만한 수준"이라며 " ASP는 세원 노출의 우려가 큰 만큼 이를 감수하는 기업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합당하다"고 말했다.

조성훈기자

2004-09-03 02:5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