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41   조회수 : 2200   Date : 2007-02-08 오전 10:17:39
작성자 : 관리자
혁신의 동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아웃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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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비용 절감 차원으로만 인식되던 아웃소싱이 이제는 사업 모델의 혁신이나 기업의 핵심 기능 중심으로 바뀌면서 경쟁우위 창출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선진 기업 사례를 통해 아웃소싱에 대한 전략적 접근법을 살펴본다. 
  
인도의 이동통신업체인 바르티 텔레벤처스(Bharti Tele-Ventures)는 2센트 요금으로 1분 통화를 가능케 하여 매월 백만 명의 신규 고객을 늘려 가고 있다. 이 회사의 CEO인 수니 미탈은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뺀 나머지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자사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휴대전화 네트워크 운영을 에릭슨, 노키아, 지멘스 등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대부분의 IT 서비스 업무를 IBM에 전담시키는 대신에, 바르티는 고객유치에만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오디오 및 가전 제품만을 고집하는 뱅앤올룹슨(Bang&Olufsen)은 디자인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회사 내부에는 전속 디자이너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디자인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상상력이 풍부해지려면 조직에 얽매여선 안되고, 경쟁을 통해 최고의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흔히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의 비핵심적인 기능이나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것으로 인식되던 아웃소싱이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 변신이나 기업의 핵심 기능을 이끌면서 경쟁우위 창출에 중심이 되고 있다. 혁신을 위한 전략적 대안으로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한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우리 기업들에게 아웃소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고자 한다.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선 아웃소싱 증가 
 
‘아웃소싱’이라는 용어는 원래 생산 부문에서 시작되었으며, 주로 비용 절감 차원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지난해 듀크대학과 아키스톤 컨설팅의 공동 연구에서도 여전히 아웃소싱의 주요 동기는 ‘비용 절감’이라는 대답이 가장 우세했다. 하지만 ‘성장’과 ‘제품 혁신과 R&D’라고 응답한 기업이 각각 73%와 32%를 차지하는 등 아웃소싱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아웃소싱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부즈 알렌과 NASSCOM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용 절감 때문에 글로벌 아웃소싱을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2006년 96%에서 2015년까지 70%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시장 접근, 고객 지원, 생산성 증대 등 다른 동기 요인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림> 참조).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단순히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부에서보다 더 나은 가치를 얻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핵심 오퍼레이션은 아웃소싱하지 않는다는 오랜 불문율도 깨지고 있다. 영리하고 발빠른 기업들이 엔지니어링, 제품 설계, R&D 영역으로까지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델, 모토롤라, HP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노트북, HD TV에서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하이테크 제품들의 설계를 아시아 아웃소싱 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웃소싱은 비즈니스 리스크를 경감시키기 위한 전략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활용되고 있다.  
  
혁신을 위한 선진기업의 아웃소싱 모델 
 
앞서 살펴본 대로, 아웃소싱이 비용 절감만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혁신 드라이버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아웃소싱이 어떻게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혁신을 위한 전략적 대안으로 아웃소싱을 활용하여 경쟁력과 가치 창출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1.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 와해성 혁신 모델로의 핵심 동인 
 
첫째, 아웃소싱은 와해성(Disruptive)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다.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와해성 혁신의 주요 목표를 후발 기업들이 시장에서 기존의 리더보다 더 낮은 가격과 성능 향상과는 전혀 다른 차별화된 요소로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하고 발전시키면서 결국 시장 상황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케아(IKEA)의 가구 소매업 진출이 그 전형적인 예이다. 1950년대 유럽의 가구 산업은 지리적으로 철저히 나뉘어져 있었다. 국영백화점들은 로컬 제조업체들과 독점적인 관계를 구축하여 지역적 취향과 전통에 맞는 독특한 제품 라인을 공급받았다. 당시 고품질의 가구는 부유층만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가였다. 대부분의 젊은 층은 독립해서 첫번째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중고 시장에서 구하거나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아야 했다. 이점에 착안하여 이케아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양질의 가구를 저렴하게 내놓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유럽 가구 산업과는 전혀 다른, 조립과 운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소매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했다. 이 모델의 경쟁력은 생산 부문의 철저한 아웃소싱과 최종 조립과 배달을 고객에게 ‘아웃소싱’하는 것에 달려 있었다. 이케아는 전략적으로 고객에게까지 아웃소싱을 활용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간결하고 세련된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해 전세계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성장을 지속하게 된 것이다. 
 
승객 1인당 부담한 비행기 요금이 평균 40유로에 불과하며, 요일과 시간에 따라서는 단돈 1만원으로도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다. 유럽의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라 불리는 유럽 1위의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Ryanair)가 있기에 가능한 얘기다. 기존의 유럽 항공업체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이 회사가 매년 급성장해온 비결 역시 아웃소싱에 있었다. 복잡성을 피하는 전략의 한 방편으로 대부분의 항공기 조종과 정비, 그리고 수하물 처리 등을 외부에 맡겼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업체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었다. 
  
2. 성장의 혁신 :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성장 확대 
 
둘째, 아웃소싱은 기업들의 성장 방식에 혁신적 대안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노키아를 들 수 있다. 기업의 성장과 비례하여 조직 규모나 관료주의도 커지게 된다. 관료적 운영 방식이 확산되면서 그만큼 기업가적 스피드와 민첩성은 희생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아웃소싱을 활용한다면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2000년 초 노키아는 높은 성장세로 매월 천 명씩 종원업 수가 증가하여 거의 6만 명에 이르렀다. 당시 CEO였던 요르마 올릴라는 네트워크 장비와 모바일 단말기 사업의 생산 부문을 상당 부분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하강 국면에 미리 대비하여 완충 장치를 마련하려는 전략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조직이 비대화되면서 창의성을 중시하는 노키아 정신이 희석되고, 조직의 결속력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성장은 분명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고성장이 오히려 기업의 운명을 재촉하기도 한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로컬항공사로 고성장을 구가하던 피플익스프레스(PeopleExpress) 항공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회사는 당시 기내식과 음료수를 원할 경우 승객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등 혁신적인 비용절감을 통한 저가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한 지 5년 만에 가장 수익성 높은 항공사 중 하나로 우뚝 섰다. 그러나 자신의 내부 자원만을 활용하여 성장 속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리 역량을 갖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예시된 라이언에어가 유사한 저가전략을 취하면서도 아웃소싱을 활용한 성장 방식으로 복잡성은 피하면서도 높은 생산성은 유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무리하게 자신의 내부자원만을 활용하려다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반면에 노텔(Nortel)은 급격한 성장 속도에 자사의 기존 프로세스가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간파하고는 아웃소싱을 골자로 한 전략으로 수정해  성공하였다. 1999년 이 회사는 매출이 2년 만에 2백억 달러에서 4백억 달러로 두 배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시장의 기회 앞에 있었는데도, 경영진은 기존 프로세스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닫고 3년 간에 걸쳐 15개 생산 사이트를 축소시키고 그 공백을 솔렉트론(Solectron)과 샌미나(Sanmina) 등 제조업체와의 아웃소싱으로 대체하였다. 그 대신에 주요 고객별 관리를 위한 SCM(Supply Chain Management)팀을 신설함으로써 보다 고객 중심적인 전략 실행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3.포지셔닝의 혁신 : 전략적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마지막으로, 아웃소싱은 전략적 포지셔닝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기업 간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상호 의존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른바 ‘비즈니스 생태계(Business Ecosystem)’ 내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한번 자리매김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보장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IBM처럼 오랫동안 산업의 리더였던 기업에게는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IBM이 최고의 하드웨어 리더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990년 중반, CEO였던 루 거스너는 컴퓨터 시장에서 지향해야 할 성장 영역으로 기술이 아닌 서비스에 전략적으로 베팅을 했다. 전통적으로 IBM이 서비스를 강조해 오긴 했지만, 이는 IBM 제품과 관련된 제한적인 서비스였다. 루 거스너는 컨설팅과 솔루션 통합 서비스를 주요 비즈니스 드라이브로 하여 서비스 부문을 강화해 갔다. 이 과정에서 아웃소싱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 새로운 전략 하에서 IBM은 솔루션 통합자로서 아웃소싱을 제공하는 공급자인 동시에, 하드웨어 제조 아웃소싱의 사용자였다. Sanmina-SCI에게 제품라인의 아웃소싱을 확대함으로써 서비스를 지향하는 전략과 그에 따른 자원의 재분배에도 가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웃소싱을 통해 전략적 포지셔닝의 변신에 성공한 또 다른 사례는 의류 기업 리앤펑(Li&Fung)의 성장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06년 홍콩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단지 아시아 제조업자와 해외 상인 간 의류 관련 단순 거래 브로커 역할을 담당했었다. 1970년대 중반 직거래가 점차 선호되면서 이 회사는 브로커 수수료 인하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아웃소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가치 사슬상의 매우 다양한 수준의 업체들을 상호 연결시켜주는, 더 광범위한 글로벌 프로세스 네트워크의 조정자로 변신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 지금은 유럽시장용 울스웨터를 생산하면서 실은 한국업체에게 공급받고, 염색은 태국업체에게 넘겨주고, 옷감은 대만에서 짜고, 방글라데시에서 재단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산 지퍼를 멕시코에서 접합하여 미국 물류 센터를 통해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소매업자들에게 스케쥴에 맞춰 배송하는 식이다. 
  
우리 기업에의 시사점 
 
2006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기업의 아웃소싱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500개 제조업체 중 약 44%만이 아웃소싱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및 EU 등 16개국 기업의 평균 채택율 75%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어 아직까지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아웃소싱 위주이며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큰 재미를 보았다는 사례도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이 성장과 혁신의 엔진으로 아웃소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 전환 
 
무엇보다도 아웃소싱의 본질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비용이 절감되는 부분을 무조건 외부에 맡기는 것으로 아웃소싱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공적인 아웃소싱이 되기 위해서는 힘들고 돈 안 되는 부분을 떼어주고 걱정을 잊어 버리자는 마인드에서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단순히 싸다는 비용 절감의 논리에 의해서만 외부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내·외부에 있는 최고의 기능들을 동원할 수 있고, 이것들을 결합하여 재구조화할 수 있는 경영의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아웃소싱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웃소싱을 통한 사업 모델이나 성장의 혁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의 시스템화가 전제 
 
경영의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아웃소싱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려면 경영의 모듈화, 과학화와 같은 시스템적 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R&D나 마케팅 등 특정 기능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던 시대를 넘어, 시장과 경쟁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의 경계를 효율적으로 재구축할 수 있는 경영의 유연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아직 과정에 대한 표준화나 통제의 준비 없이 아웃소싱의 결과만을 쉽게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아웃소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경영의 체계화를 통해 외부에 맡길 수 있는 부분들이 과학적으로 모듈화되어 있고 과정별로 명확한 프로세스가 정의되어 있을 때, 효율적인 통제와 개선이 가능해져 아웃소싱을 통한 성장과 혁신도 가능할 것이다. 
  
● 글로벌 아웃소싱에도 눈을 돌려야 
 
기업 경영이 국가간 경계가 뛰어넘은 지 이미 오래 전이며, 글로벌 아웃소싱도 인도, 중국을 중심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혁신 역량을 확보하는데 국경이 문제될 수 없다. 서구 기업들은 이미 활발하게 글로벌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추진역량과 체계가 아직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글로벌 아웃소싱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서구의 선진 아웃소싱 업체들을 통해 체계화된 아웃소싱의 과정을 학습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에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아웃소싱하려는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역적 리스크에 철저한 사전·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