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내 SI업계 동향

2002년으로 넘어오면서 12.5%의 성장세를 보였던 SI 업계는 2003년에는 전년 대비 5.8%의 성장에 그치면서 경기 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극심한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매출부진’과 ‘채산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시장 성장세가 크게 위축된 것은 기업들의 전반적인 투자 위축에 따른 결과다.

특히 IT서비스 수요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공공과 금융권의 IT투자가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전자 정부 11대 과제 선정 지연 등으로 공공 프로젝트 발주가 현저히 감소한데다. 카드채 부실 등 금융사의 실적 악화로 금융권 IT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덧붙여 주요 대기업들이 ERP, CRM 등 전략 솔루션 도입을 이미 완료한 데다 실질적인 수요를 주도할만한 프로젝트가 거의 없었다는 것도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RG가 조사한 국내 주요 SI업체들의 3개년 매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매년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으나 그 추세가 크게 둔화되었음은 물론 순익성 측면에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곳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IT구매 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겠지만 SI업체들이 수익성 보다는 양적 매출 확대에 보다 큰 힘을 쏟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04년 들어서는 이러한 모순을 과감히 탈피, 수익성 높은 사업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전략을 SI업체들이 주요 핵심 전략으로 삼으면서 수익성 문제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 20개 SI업체

삼성SDS,LGCNS,SKC&C,현대정보기술,포스데이타,한전KDN,쌍용정보통신,대우정보시스템,노틸러스효성,신세계I&C,한화S&C,동양시스템즈,대림INS,CJ시스템즈,라이거시스템즈,동부정보,KCC정보통신,대상정보기술,교보정보통신,NDS

이러한 상황은 주요 SI업체들의 지난 2년간의 순익률 비교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조사 결과 20개 주요 SI기업들은 2002년 전년대비 -156.2% 수준의 순이익 감소세를 면치 못했고, 2002년 대비 2003년에는 더욱 심각해져 -392.2%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SI업체들이 수익률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 2004년 SI업체들의 수익률 증가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계속된 경기악화 속에서도 SI업체들의 수익률은 2004년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추진해오던 수익성 중심 경영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SDS, LG CNS, SKC&C 등 BIG3는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각종 관리능력을 향상 시킨 결과 수익률이 큰 폭으로 증가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의 효율성이 증대되는 효과를 낳았다.

특히 LGCNS의 경우 2003년 3/4분기 대비 2004년 3/4분기 매출성장률은 23.4%에 이익성장률은 135.3%를 달성하면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삼성SDS, SKC&C 또한 10%내외의 매출성장과 함께 각각 22.8%, 79.7%의 이익 성장률을 보여 SI업계의 실적을 주도했다.

  
[표1. 빅3 IT서비스업체 ¾분기 누적 실적 ]          [단위 : 억 원]

   [자료: KRG 2004]

이들 업체들의 실적은 비계열사에 대한 수요 개척과 외국계 업체의 공략에 적극 대응한 결과로 압축된다. 계열사에 대한 IT아웃소싱 수요는 안정적이지만 확대에 한계를 보여 매력적이지 못했는데, 비계열사에 대한 수요 개척에 적극성을 띠면서 이 같은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이 큰 장점인 IT아웃소싱 분야에서 빅3 IT서비스업체들이 외국계 서비스업체들의 시장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것도 실적 확대에 한 몫을 차지했다. 이러한 시장 판도 변화로 지금은 BIG3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SI업체와 외국계 서비스업체들이 향후 중점사업분야로 IT 아웃소싱을 선정하는 등 경쟁구도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IT 아웃소싱은 한국시장에서 가능성 있는 시장 정도로 치부되었다가 지금은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사활을 건 격전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 IT아웃소싱 시장은 토털 아웃소싱에 앞서 선택적 아웃소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형성기로 접어들고 있다. 오는 2005년부터 IT 아웃소싱 시장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더 한층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표2. 빅3 IT서비스업체 IT아웃소싱 사업 현황]

         [자료: KRG 2004]

3. 중견 IT서비스 업체들의 지식재산 활용 이슈화

중견 IT서비스 업체들의 또다른 트랜드로는 지식자산 활용의 강화를 위해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축적된 지식자산의 공유 마인드 확산과 협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 강구하고 있으며, 지식자산 활용과 관련한 전담팀을 설립 후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등 각 업체마다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지식자산관리를 사내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특허, 지식재산권 강화, 보유지식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SW자산관리팀’ 가동하고 있으며, 포스데이타는 KMS활용도 증진을 위해 ‘지식보물찾기’ 등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대우정보시스템도 사내 지식공유 활성화 시스템 ‘엑스퍼트빌(eXpertvill)’활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 포상제도와 전문가 제도를 신설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4. 국내 SI업체들의 컨설팅 경쟁력 강화

국내 SI업체들의 컨설팅 경쟁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컨설팅 시장의 최강자로는 한국IBM(BCS 조직)이 꼽히고, 액센추어나 베어링포인트 등 IT 전문 영역이나 공공시장에서 영업력이 강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SI업체들의 경쟁력은 이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특히 SI업체들은 컨설팅 사업 행태도 수요처의 비즈니스를 사전에 분석해 주거나, 이미 수행한 프로젝트를 확대 발전시키는 업그레이드 컨설팅 등 SI작업의 전후 과정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SI업체의 컨설팅 사업 변화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단순히 정보시스템 프로젝트에서 정보전략을 수립해주는 ISP 작업이나 BPR 성격에서 한발 나아가 해당 기업의 미래 전략에 대한 컨설팅을 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I업체들은 컨설팅 인력을 산업 전문가 중심으로 전면 재배치 하고 있는 추세다. 극단적으로는 IT를 모르더라도 금융이나 제조, 항공, 철강, 유통 등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한 변화의 움직임으로 감지된다. 

삼성SDS의 경우에도 2004년 컨설팅 실적은 2003년과 비슷했으나, 2005년에는 10% 정도 성장한 2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컨설팅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적인 포석과 다름없다.

LG CNS도 구매 전략 수립 등 비즈니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컨설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수요처를 비롯한 기업 대상의 ‘선 제안 영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SKC&C도 발텍컨설팅코리아와 협력 강화를 통해 경영 전략 분야의 컨설팅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고 전략적기업관리(SEM: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 비즈니스상시운용체계(BCP),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등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